스위스가 치즈로 유명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스위스 치즈 요리하면 Fondue (퐁듀)를 대표적으로 떠올리곤 하는데,
막상 여기 와서 퐁듀 먹어보면 한국인들 입맛에 맞는 경우가 잘 없다.
이상하게 알코올 맛이 너무 심하게 느껴져서 즐기지를 못 하겠다.
퐁듀랑 와인은 잘 먹을 자신이 있는데,
퐁듀에 와인이 들어가 있으면 잘 못 먹겠다.
어디 여행 다닐 때도 퐁듀를 시킨다면
알코올 빼달라고 한 뒤 먹으면 그나마 꽤 맛있긴 하다.
그런데 Raclette (라클렛)은 호불호를 따질 필요가 없었다.
"그냥 맛있다."
특히 고기 구워서 같이 먹으면 진짜 예술인데,
우리가 매우 잘 알고 있는 고기 기름에 김치 굽는 짤
위와 같이 구워 낸 김치 에다가 라클렛을 먹으면 ..
와 진짜 이건 우와 소리가 안 나올 수가 없는 맛이다.
한국 고깃집에서 흔히 즐길 수 없는 맛이 팍 느껴지는데 .. 정말 환상적이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분들 중 유가네 닭갈비가서 먹는 치즈 닭갈비 정도를
떠올리신다면 완전히 잘못 짚으신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라클렛은 한국에서 대중화 된 치즈와는 느낌이 전혀 다른 맛이 난다.
보통 스위스 여행 와서 식당에 간 뒤 라클렛을 시켜 먹으면
대강 이런 비주얼이 눈 앞에 펼쳐지거나 혹은 주방에서 이 과정을 거친 뒤에
요렇게 그릇에 담아져 나올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집에서는 위 방식으로 먹지 않는다.
몇 달 전에 Galaxus에서 WMF LONO 라클렛 전기그릴을 산 뒤
매우매우매우매우 만족해하며 잘 사용하고 있다.
사실 8인용 그릴인데, 2명이서 먹기에 딱 적당하다.
라클렛만 먹는 용도로 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8인용 그릴을 사면 위와 같이 고기도 넉넉한 자리에다가 구울 수 있고
필요하면 소시지나 새우 등도 구울 수 있다.
얼마 전에 먹은 라클렛은 이건데,
평소엔 Coop에서 적당히 싼 거 아무거나 집어와서 먹는다.
이건 그냥 궁금해서 좀 더 비싸도 사와 본 건데
기름이 너무 많아서 별로였다.
Coop이나 Migros에서 파는 사각형 라클렛을 보면
매우 비슷한 사이즈 들을 갖고 있는데,
이게 다 라클렛 전기그릴 팬에 딱 맞도록 나오는 것이다.
스위스는 돼지 목살이 한국보다 훨씬 맛있다.
그냥 퍽퍽하기만 한 고기가 아니라,
적당히 기름기도 돌면서 맛있고
특히 참기름 + 쌈장 에다가 찍어 먹으면 진짜 환상이다.
바로 이거다 !!
바로 이게 식당에서 라클렛 시키면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라클렛은 역시 계속 익혀주면서 먹어야 진짜 맛있다.
비유하자면 한신포차에서 닭발 먹을 때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운데,
버너 놔두고 계속 익히면서 먹어야 닭발도 맛있지
안 그러면 양념들이 조금씩 굳어가면서 맛이 떨어진다.
라클렛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익혀주면서 먹으면 훨씬 맛있다.
그릴에 김치 눌러 붙은 거는 뜨거운 물 부어가면서
설거지 하면 의외로 쉽게 잘 씻겨나간다.
위 조합은 희한하게도 밥 + 쌈장 조합이랑도 매우 잘 어울려서
매번 맛있게 잘 먹고 있다.
집에서 해 먹는 라클렛 요리의 단점이 있다면
식사 후 1~2일 간은 온 집 안에 치즈 냄새가 진동을 한다는 것 ㅋㅋ
요새는 추워서 발코니에서 요리를 안 하는데,
날씨 풀리면 발코니 나가서 요리 해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