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n, Switzerland, 2021.10.20
지난 주에 다녀온 베른 여행. 체르마트 가는 길에 들렀다.
베른에서 특히,
Einstein Haus (아인슈타인 하우스)
가 있다는 말을 듣고 꼭 가보고 싶었다.
고등학생 때 정말 좋아하던 위인이었는데
어떻게 저떻게 아인슈타인이 다녔던 모교에 포닥을 오고
이제는 아인슈타인 생가에까지 여행을 와보네 ㅎㅎ
느낌이 참 오묘했다.
아인슈타인은 베른의 특허청에서 일하며
걸작의 논문들을 발표하고 일약 스타덤에 올랐었는데,
베른에 있는 아인슈타인 생가는
바로 이 논문들이 탄생하던 시절 아인슈타인이 생활하던 곳이다.
1층에 Cafe가 있는데, 위 사진에서 왼쪽 문을 열고 들어간 뒤
쭉 앞으로 가면 아인슈타인 하우스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문 근처에는 위와 같은 안내판도 있다.
제일 위를 보면 매우 유명한
특수상대성 이론의 질량-에너지 등가공식이 적혀있다.
$$E=mc^{2}$$
근처에 Souvenir (기념품) Shop도 있는데,
아래와 같은 것들을 판다.
으음. 별로 안 땡겨서 대충 둘러보고 나왔다.
참고로 위 사진과 같이,
코로나 백신 증명을 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하다.
또한, 대부분의 스위스 내 박물관들과 마찬가지로
강아지는 출입이 불가능하다.
계단을 계속 올라가다 보면
Ticket을 사는 곳이 나온다.
관람료는 CHF 5이다.
동양인 할머니께서 카운터를 보고 계셨는데,
Covid Certificate를 제출해달라고 하셨다.
(아래 글 참고)
Covid Cert App을 보여드렸는데,
이름을 보시더니
한국인이세요?
라고 말하셔서 깜짝 놀랐다.
할머니께서 한국인이셨다 ㅎㅎ
와우. 사실 집에서 와이프랑 얘기하는 것 말고는
취리히 중앙역 유미하나 계산대에서나
한국어를 가끔 썼지,
스위스에서 한국어를 쓸 일이 거의 없었어서
느낌이 매우 새로웠다.
관람 전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좋았다.
스위스에서 50년이 넘도록 사셨다고 .. ㄷㄷ
대화 도중에 관람객이 오면
영어도 잘하시고 독일어도 잘하셔서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주한 스위스 대사관에서 일하시는 분도
독일어 잘하니까 정말 멋있어 보이던데 .. !)
베른은 참 아름다운 도시라고,
여행 즐겁게 하고 가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아래와 같이 한국어로 적힌 프린트물도 주시고.
카운터 앞을 보면 아래와 같이 엽서나
아인슈타인 명언이 적힌 책자들도 판매를 하고 있다.
왼쪽 아래를 보면 어린이용 양자역학 책 같은 것도 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으응!? 싶다 ㅋㅋㅋ
아인슈타인 생가에서 양자역학 책을 판다고 ..?
살아계셨으면 노발대발 하셨을지도 ㅋㅋㅋ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는 유명한 말까지 남기며 양자역학을 매우 싫어했다.
카운터를 뒤로 하고 정면을 보면,
곧바로 아인슈타인의 집 내부가 나온다.
아인슈타인은 베른에서의 생활을
참 맘에 들어했다고 한다.
거실을 보면 창문도 큼직큼직하게 햇볕이 잘 들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를 나간 뒤 계단을 통해 한 층 더 위로 올라가면 (3층)
좀 더 전시관스러운 곳이 나온다.
스위스에서는 한국의 1층 개념을 0층 (null)이라 부르고,
2층을 1층, 3층을 2층이라 부르는 식이다.
따라서 아인슈타인 생가는 한국으로 치면 건물의 3층이다.
아인슈타인은 클래스 탑으로 시험도 통과하고
본인이 물리 공부하는데 수학은 별 쓸모가 없다고 생각해
수업도 자주 자체휴강 ㅋㅋ 해버렸다는 이야기이다.
(훗날 매우 후회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이후 아인슈타인은
1915년에 발표된 일반상대성 이론의 완성을 위해
수학을 잘하는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그 친구는 Grossmann (그로스만) 이라는 수학자였다.
ETH Zurich (취리히 연방공대) 학사 재학 당시
수학시험 벼락치기 할 때 노트도 빌려주고 하던
매우 친한 친구였다고.
위 사진의 아래 인물들을 보면
어마어마한 분들이 (헤르츠, 볼츠만, 로렌츠) 계신데,
아인슈타인이 수학 강의 째가면서
물리공부를 주로 할 당시 관심이 높았다는 학자들이라고 한다.
글을 읽어보면 아인슈타인은 학부생 시절
이 분들의 Journal을 따로 찾아 읽으면서 공부했다고 하는데,
으음, 역시 대단하다. 학부생이 물리논문 찾아보면서 개인공부를 .. !?
나는 학부생 시절 학점 따고 놀러다니기 바빴는데 ㅜㅜ
나처럼 칩 설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Frequency를 보면서 Hz (헤르츠)를,
kT/C Noise를 보면서 Boltzmann Constant (볼츠만 상수)를
거의 항상 접한다.
베른에 있을 때, 특허청의 주 48시간의 고된 업무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논문들을 쏟아냈다는 내용이다.
사실 아인슈타인의 논문들은 발표 당시에는
그닥 주목을 받지 못했어서 실망했었다는 내용.
한국인이 생각하기에 주 48시간은
고된 업무량이 아니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주 48시간 일하면서 아인슈타인이 냈던 만큼의
가치가 있는 논문들을 1년에 5편 publish 해보세요 라고 하면
아니 그건 에바죠 하면서 손절할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왼쪽 사진은 아인슈타인의 박사학위 논문 표지이다.
아인슈타인이 ETH Zurich에서 학사학위를 받을 시절에는
ETH에 대학원 과정이 없었어서
박사학위는 취리히 대학교 (Universität Zürich)
에서 받았다.
크으 .. 내가 현재 포닥으로 일하고 있는
취리히 대학교가 톡 하고 튀어나와서 보이니까
괜히 더 뿌듯해지고 뭔가 회로 아이디어도 더 생길 것 같고
그런 느낌이 들었다.
(마침 내가 일하는 곳도 물리학과가 있는 건물 내에 있다)
이번에 붙은 내 ISSCC chip을 tape-out 할 때도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랐었는데,
앞으로도 좋은 회로 아이디어가 더 많이 생기기를 ㅎㅎ
암튼, 오른쪽을 보면 5편의 걸작 논문들이 어떤 주제로
작성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광양자 가설 (노벨상 수상),
원자의 크기 (박사학위논문)
브라운 운동,
특수 상대성이론,
특수 상대성이론의 추가 정리 (E=mc²)
사실 아인슈타인 본인은 특수 상대성이론을
그다지 엄청난 논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니 나는 그냥 맥스웰이랑 로렌츠가 이미 해놓은 거 정리했을 뿐인데 ..
라고 생각했다고 적혀있다.
특수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뒤,
본인이 이미 발표한 논문이 말이 되려면
식이 이렇게 나와야 하는데
라고 생각해서 정리한 것이 E=mc²에 대한 논문이라고 한다.
사진을 제대로 못 찍어서 글이 짤려있는데,
"Einstein realises ... requires that energy and mass are equivalent"
에 해당하는 것이 그것이다.
다시 Ticket을 샀던 아래층으로 내려간 뒤,
한국인 분께 인사를 드리면서
기념품을 좀 사왔다.
ISSCC와 친숙한 사람들이라면
보다 쉽게 눈치챌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위 프린트물의 Font는 Arial 이라는 것.
ISSCC manuscript는 Arial Narrow,
presentation slide는 Arial을
사용한다.
관람료는 CHF 5 였는데,
유로로도 계산이 가능했다.
대신 환율은 고려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5 (EUR 5)를 지불하면 된다.
키 홀더를 기념품으로 하나 사왔다.
CHF 10 인데, 좀 비싸긴 .. 해도
그냥 사고 싶어서 샀다.
한국과는 다르게 스위스에서는
도어락을 쓰지 않으며,
집 열쇠를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한다.
키 홀더가 있으면 좋지 !
우산은 CHF 20이다.
이것도 좀 비싼 편이긴 한데,
키 홀더만 사기에는 뭔가 아쉬워서
하나 더 사왔다.
그냥 저냥 갖고 다닐 만 한 우산이다.
내구성은 막 엄청 튼튼하지는 않고
가볍게 쓸만한 정도?
사실 아인슈타인 하우스 말고도
베른에는 박물관도 있다고 했는데,
거기는 나중에 들러보기로 했다.
나중에 인터라켄 또 놀러가면
베른 거쳐가면서 들러봐야겠다.